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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6·15공동선언’은 한반도 중립화 통일에 대한 합의 (2023. 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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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3-12-13 09:17 조회4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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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은 한반도 중립화 통일에 대한 합의


  •  리인수
  •  
  •  승인 2023.12.12 16:45
 

[기고] 리인수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2021년 하반기부터 부산 지역에서 한반도 중립화 통일을 위한 대중 운동을, 작지만 차근차근 벌여나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뜻밖의 사실을 접하고 있기도 하다. 일부에서 중립화 통일운동에 대해 아주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특히 오랫동안 통일운동 진영에 몸담아 온 사람들 중에서 그런 경향성을 보이는 것은 솔직히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관련하여 이 글에서는 중립화 통일운동이 6·15공동선언 실천운동과 별개가 아니라 오히려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다들 알고 있듯이 6·15공동선언 5개항 중에서 핵심은 두 번째 항이다.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바로 이 두 번째 항이 한반도 중립화와 연방제 통일을 지향해 나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나는 해석한다. 2항의 행간을 제대로 읽어 내지 못한다면 우리의 통일운동은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왜 그런가?

우선,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은 남북이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한 상태에서 독일식의 일방적 흡수 통일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선언이다. 그렇게 해서 통일이 이루어지면 한반도에는 1국가 2체제(북쪽은 사회주의 남쪽은 자본주의), 두 개의 지역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 전체를 아우르는 입법 기관 ‘코리아연방의회(가칭)’가 존재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까지 오려면 반드시 전제가 있어야 한다. 한반도 중립화에 대한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합의 없이는 연방제 통일이 될 수도 없고 설사 백보를 양보해서 된다 해도 언제 꺼질지 모르는 촛불과 같다.

생각해 보자. 연방제 통일 후 어느 날 갑자기 남쪽에 윤석열이 같은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지도자로 뽑혀 이미 철수한 미국 군대를 다시 불러들이려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렇게 되면 북(조선)쪽 정부가 엄청난 위협을 느낄 것이고 내전은 불가피할 것이다. 내전을 하지 않으려면 연방통일이 되기 전의 분단 상태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방제 통일직전 단계로 반드시 한반도 중립화에 대한 합의가 필수적이며 그것 없이는 연방제 통일은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바로 이 같은 이유로 6·15공동선언 2항이 중립화를 전제로 한 연방제 통일에 대한 합의라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달리 다른 해석이 어렵고, 그렇지 않으면 흡수 통일이고 흡수 통일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통일은 영원히 물 건너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중립화 통일운동이 아니면 우리의 통일운동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이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일부에서 중립화 통일운동이 마치 6·15공동선언 실천운동과 아무 상관없는 듯이, 중립화 통일은 남북이 합의한 통일 방식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중립화의 개념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비유해 보겠다. 강 건너 있는 ‘매화마을’을 찾아가려 한다. 강을 건너는 방법은 쪽배를 띄워 갈 수도 있고 헤엄쳐 갈 수도 있고 가장 안전한 방법인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다리를 통과하는 방법이 있다. 마침 매화마을 이장이 아무개 씨에게 ‘반드시 자동차를 타고 오시오’ 라고 했다면 당연히 다리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 중 일부가 아무개 씨를 향해, 마을이장이 자동차를 타고 오라 했는데 왜 다리를 통과해 오냐고 따지면 그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은, 6·15공동선언에 중립화 용어가 들어 있지 않다고 해서 중립화 통일운동을 터부시하는 활동가가 있다면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선언문에 주한미군 철수하라는 말이 없다고 해서 그 운동을 하면 안 되는가? 한반도 중립화는 미국 군대의 주둔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장 현실적이고 타당한 연방제 통일을 지향한다. 그러므로 6·15공동선언을 가장 잘 대변하는 말이고 실천하는 운동이다.

북(조선)의 최고지도자는 고려민주련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주창(1980년 10월)하면서 그 련방국은 반드시 중립국가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남과 북의 사상과 이념, 체제가 다르기에 그것을 인정한 토대 위에서 통일하자면 중립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전집에도 중립화 언급이 세 번이나 나오고 비동맹 중립이라는 말은 무려 스물일곱 번이나 등장한다. 심지어 고르바초프를 통해서 미국 레이건 대통령에게 한반도 중립화 추진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북(조선)의 그런 일관된 입장이 마침내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6·15공동선언 2항을 탄생시킨 배경이 된 것이다. 그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것이 2003년 평양출판사에서 발간한 ‘조국통일 100문 100답’이다. 물론 남쪽 통일운동이 북(조선)쪽을 무조건 따라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통일은 상대가 있기에 상대의 주장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으로 타당하다고 생각하면 같이 하는 것이다.

북(조선)의 중립화 통일에 대한 입장은 김정은 위원장 시대인 오늘 날에도 변함이 없다. 근래에 미국이 일본 자위대마저 끌어 들여 한미일 3자 합동 군사훈련을 해대는 상황에서도 북(조선)은 러시아나 중국과 어떠한 군사 훈련도 같이 하지 않는다. 만약 북(조선)이 남쪽 정부처럼 그렇게 해 버리면 고 김일성 주석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 한반도 중립화와 연방제 통일 달성이라는 목표와 명백히 배치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참고로 북(조선)이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 통일문제에 대해 약간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의 대북 적대 행위에 대한 강력한 방어·반격 토대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그렇게 비치는 것뿐이다. 하늘의 먹구름 때문에 뒤에 있는 파란 하늘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반도 중립화는 평시나 전시나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어떤 국가와도 군사적 동맹을 맺지 않고 타국에 대한 침략 행위를 부정하며, 타국과 군사 훈련도 함께 하지 않으며 어떠한 전쟁에도 개입하지 않는 군사적으로 영구적인 중립국을 지향한다는 말이다.

끝으로 이런 가정을 한번 해보겠다. 오늘 김정은 위원장이 특별담화를 발표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2024년 1월 1일 자정을 기해 스위스식 영구중립국가임을 선포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갈수록 지능화 고도화 되고 있는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도 고양이 앞에 생쥐처럼 한순간에 맥을 추지 못할 것이다.

생각해 보라. 핵무기를 가진 군사강국이 외부에 그 어떠한 위협도 되지 않는 스위스 식 영구중립국이 되겠다고 자처하는데 미국이 무슨 명분으로 계속해서 북(조선)을 군사적으로 적대할 수 있단 말인가?

누군가 왜 북(조선)이 먼저 그래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할 수 있는 쪽이 먼저 선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들 짐작하듯이 윤석열 정부에 그런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지금까지 살펴 본대로, 6·15공동선언 실천과 한반도 중립화 운동은 별개가 아닌 뿌리부터 완벽한 하나이며 떼어서는 생각 할 수 없는 사안이다. 그러므로 6·15공동선언을 지지하고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시민사회와 모든 통일 일꾼들이 중립화 통일 운동에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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